K Fashion Project
콧대높던 佛 라파예트 백화점, K스타일에 반하다

패션 본고장 파리 물들이는 한국 패션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오후 7시. 날이 어둑해지자 프랑스 파리 마레지구 생통주가에 파리 멋쟁이들이 모여들었다. 국내 패션기업 LF의 ‘헤지스’ 팝업 스토어(임시매장)에서 열린 칵테일파티였다. 헤지스는 프랑스 아티스트이자 화장품 브랜드 ‘불리 1803’의 람단 투아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협업해 지난달 마레지구에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이날은 파리 패션위크(9월 26∼10월 3일)를 맞아 글로벌 바이어와 미디어들을 대상으로 개장 행사를 선보인 것이다. LF가 파리 시장에 문을 두드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 세계 4대 컬렉션 중 가장 영향력이 높은 파리 패션위크(9월 26일∼10월 3일)에 참여한 ‘K패션 프로젝트 인 파리’ 현장. 국내 가방 브랜드 루이까또즈와 한국 디자이너 5명이 협업해 패션쇼를 선보였다. [2] 파리 대형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에는 최근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단독 매장이 생겼다. [3] LF의 트래디셔널 브랜드 헤지스는 프랑스 아티스트 람단 투아미 씨와 협업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루이까또즈·LF 제공·파리=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오규식 LF 사장은 “유럽 시장에 한국 패션 기업이 자리를 잡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파리 유명 아티스트와 협업하면서 헤지스를 제대로 알리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오 사장은 이어 “어려울 때일수록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 프랑스를 시작으로 영국 등 선진 유럽 시장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8 봄여름(SS) 파리 패션위크는 어느 때보다 ‘K스타일’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정부, 디자이너, 기업이 손잡은 ‘K패션 프로젝트 인 파리’도 현지 패션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30일 파리 팔레 드 라 부스에서 열린 K패션 프로젝트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패션쇼다. 국내 가방 브랜드 루이까또즈, 디자이너 계한희 고태용 문진희 조은애 최범석 씨가 협업했다.

루이까또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간호섭 홍익대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교수는 “유럽 시장은 어렵지만 럭셔리 브랜드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인정받아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 어렵더라도 계속 도전해야 한다”고 했다.

현지 언론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프랑스 통신사 AFP는 1일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배출한 일본과 달리 한국은 극히 일부만 세계무대로 나왔었다. 하지만 최근 서울이 아시아 패션 중심지가 되고, 한국 화장품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자 한국 정부는 패션을 후원하며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패션과 화장품은 1990년대부터 파리 시장의 문을 두드려 왔다. 아모레퍼시픽도 현지 향수 브랜드를 인수하며 끊임없이 파리를 공략해왔지만 번번이 유럽의 높은 벽에 부딪혔다. 패션, 뷰티 브랜드는 기능보다 문화적 배경, 독창성을 중시하는 유럽의 전통 때문이었다.

반면 일본은 1980년대부터 파리 패션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에도 파리 패션위크 정식 컬렉션 스케줄에는 ‘꼼데가르송’, ‘사카이’ 등 일본 디자이너 브랜드가 올라와 있다. 놓쳐서는 안 될 주요 컬렉션으로 꼽힌다. 디자인이 독창적이라는 게 이유다. 여기에 일본 기업이 패션 시장의 큰손 역할을 하며 세계시장에서 안목을 인정받은 점도 한몫을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브랜드 톰 브라운은 뉴욕에 본사가 있지만 모기업은 일본 의류기업 크로스컴퍼니다.

글로벌 광고기획사 퍼투의 조엘 킴벡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문화와 전통을 중시하는 유럽은 꾸준히 문화, 패션계와 교류하고 투자해야 존재감을 인정해 준다. 또 한국 디자이너만의 독창성, 즉 오리지널리티를 드러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근에는 한국 패션과 뷰티를 포괄하는 K스타일을 보는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기업과 디자이너들이 꾸준히 도전한 끝에 조금씩 결실을 내고 있는 것. 또 아시아가 글로벌 소비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한국이 아시아 트렌드의 진원지가 되자 어느 때보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파리 대형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 현장에는 K스타일의 존재감이 더 두드러졌다. 1층에는 화장품(설화수)과 가방(루이까또즈), 2층 남성관에는 패션 매장(시스템 옴므)이 들어서 있었다. 2층 여성 매장의 편집매장에는 한국 여성복(시스템)이 걸려 있기도 했다. 모두 올해 생긴 매장이다.

한섬의 남성복 시스템 옴므는 갤러리 라파예트가 먼저 입점을 제안했다. 한섬은 2014년 3월 마레지구 생통주가에 대형 편집매장 ‘톰그레이하운드’를 열고 현지 바이어, 유통기업과 교류해 왔다. 세계 유명 브랜드 의류를 골라 전시하고 판매하며 한섬 옷을 함께 내보였더니 현지 백화점이 먼저 입점을 제안한 것.

강치연 한섬 파리 법인장은 “파리는 ‘돌격 진출’식 마케팅보다 꾸준히 투자하면서 개성이 뚜렷함을 입증하는 게 중요하다. 최근 아시아 문화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만큼 K스타일의 세계화가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파리=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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